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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돈공부

2022 현재 상태 재점검, 돈공부 재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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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7일에, 싱가포르 돈공부 카테고리에 '돈공부를 결심하게 된 이유'라고 해놓고 아래와 같은 상태를 기입했었더라.

<나의 현재> 2018.11.27
1. 월급 2천 초반(SGD 2.3K)
2. 한국의 가족에게 생활비 월 800불씩을 송금하는 중입니다.
3. 싱가폴에 거주하면서 한국에 있는 일종의 사이버 대학을 다니는 중이기에 이에 대한 학비도 계속 마련해야 합니다.
4. 월세 400불대였던 방에서 500불대의 방으로 이사가게 되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기록을 그렇게 하라고 하는구나 싶었다. 내가 저렇게 써놨구나. 

나는 그때 사실 학자금 대출을 갚던 중이었다. 정확히는 싱가포르 대학을 3학년때 중퇴하게 되면서 그동안 빌렸던 학자금 대출(tuition fee loan)과 Tuition Grant(싱가포르 유학을 해보신 분이라면 알 것이다 ㅠ)를 함께 갚아야 했고, 그건 SGD 5만불, 한국 돈으로 4천 7백만원 정도 되는 돈이었다. 

**Tuition Grant: 졸업하면 싱가포르에서 3년 일하는 조건으로 학비를 상당 부분 깎아주는 계약. 금수저가 아닌 이상 싱가포르 대학에 들어오는 외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이 투션 그랜트를 맺고 학교에 다닌다. 그런데 학교를 중퇴하게 되면 그동안 깎아준 학비를 모두 토해내야 한다. 멍청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걸 몰랐었다. 세상에나. 잘 모를 수 있는 분들을 위하여 적어본다^^;

2번에 한국에 가족에게 보낸다는 돈은 사실 이 돈이 일부 포함되었었다. 대학 중퇴시 투션 그랜트를 먼저 갚았어야 됬는데 당연히 학생 신분으로 그만한 돈이 없었기에 부모님이 먼저 내주셨고, 그리하여 부모님께 그 돈을 갚으면서 학교에 학자금 대출은 또 따로 갚아야되는 상황이었다. 자세히 안 써놓은 걸 보니 그때는 그게 부끄러웠거나 감당하기 버거웠나보다. 

그동안 돈공부 내지는 재테크 공부를 왜 멈추었나 하면, 모든 대출을 먼저 정산하자는 결론이 났었기 때문이었다. 대출금 4천 7백만원에서 2천만원 가량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였고, 그게 머리 위에서 달랑이고 있는 한 난 자유롭지 못할 것 같았다. 

2020년 5월, 나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큰 회사에 이직하는 데에 성공했다. 회사는 대기업이지만 월급은 많이 받는 직급은 아니었다. 그래도 월급이 $2k++에서 $3k++로 올랐으니 당시 나에겐 대단히 호재였다. 그런데 들어와서 일을 하다보니 알게되었다. 난 같은 직급의 동료들에 비해 월급을 적게 받고 있었다는 것을. 다닌지 1년이 지나고 2021년에 연봉협상(솔직히 협상이 아니라 통보다) 시기가 돌아왔지만 회사에 해둔게 없는 상태에서 월급 인상을 강하게 요청할 깡다구는 나에게는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2022년 5월, 입사 2주년이 돌아오기까지 1년간 정말 열심히 해보고, 1) 승진 2) 원하는 만큼의 월급 인상, 이 둘 중 하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노력해보았으므로 다른 기회를 찾아보자고. 

그리고 나서 1년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 열심히 했다고 말하기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기본 업무에 충실한 것은 물론이고 사이드 프로젝트의 리더를 2번은 맡았으며 팀 내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서 내 커미티 멤버로도 들어갔다. 

2022년 4월에 있을 연봉협상시기가 돌아올 무렵, 앞서 말했듯이 이건 거의 통보에 가깝기에 오른 연봉에 대한 통보를 받기 전 매니저에게 나의 기대치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그동안 월급에 대한 불만이 있었으며, 1년차에는 회사에 참여한게 적었기에 말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조심스럽게 말해본다고. 매니저는 그동안 나의 노력을 지켜보고 지지해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자세한 것은 말해주지 못하지만, 나의 연봉 인상은 최대치로 측정이 될거라고 했다. 나는 기대하면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와 동시에, 3월에 승진을 위한 면접을 거쳐서 그에 대한 결과도 기다리고 있었다. 

4월이 되었고 나는 10%에 가까운 월급 인상을 받았다.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이전 2개 회사에서 주로 4%를 인상했었고, 이 같은 회사에서는 1년차에 비슷했기에 내 경험상 이것은 분명 높은 수치가 맞았다. 노력을 해도 알아주지 않는 회사가 있는데, 적어도 이번에는 내가 애쓴 것을 누군가는 알아준 것 같아서 기뻤다. 

2022년 5월, 정확히 목표로 했던 입사 2주년의 달에 나는 시니어로 승진하게 되었다. 

다시 현재 상태를 보자. 

<나의 현재> 2018.11.27    - 20대 중반 
1. 월급 2천 초반(SGD 2.3K)
2. 한국의 가족에게 생활비 월 800불씩을 송금하는 중입니다.
3. 싱가폴에 거주하면서 한국에 있는 일종의 사이버 대학을 다니는 중이기에 이에 대한 학비도 계속 마련해야 합니다.
4. 월세 400불대였던 방에서 500불대의 방으로 이사가게 되었습니다.

 

 

<나의 현재> 2022.6.4      - 20대 후반
1. 시니어 승진 후 월급 4천대(SGD 4K++)
2. 학자금 대출 2021년 11월 정산 완료, 이후 계좌 잔고는 거의 리셋. 현재 잔고는 S$4,000 정도. 
3. 가족에게 월 600불씩 송금 중 (이건 정말 그냥 생활비)
4. 2021년부터 DBS를 통한 ETF에 S$100/월 투자, 2022년 5월부터 200으로 늘림. 
5. 2022년부터 한국에 연금저축, 청약으로 44만원/월 지출 중. 
6. 2022년 5월부터 적금에 가입, 월 S$600씩 넣을 예정. 

햇수로 3년 반 정도가 지나고 보니,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때 저 글을 쓸때까지만 해도 대출 갚을 수 있는 건가 했는데 어느샌가 다 갚았다. 월급이 오르고 나선 하고 싶었던 ETF랑 청약을 실제로 샀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의 종류가 늘었다. 

그렇지만 아직 재테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이제 승진도 했겠다 당장 직장에서의 다음 목표가 없어져 다시 새롭게 공부해보고자 하는데, 찾아본 유튜브에서 무조건 책을 100권 읽고, 제일 먼저 자본주의 다큐를 보라고도 했다(사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선 이미 봤다 ㅋㅋ). 좀 미련스러울 수 있지만 한번 해보려고 한다. 하는 김에 나중에 재밌으라고 기록으로도 남기고. 

열심히 살았다 나. 힘내서 새롭게 열심히 공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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